임마누엘의 복음(마태복음 1:21-23)

     에스겔 15-21장

 임마누엘의 복음, 마태복음 1:21-23, 304장

 옛날 옛적에 어떤 왕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발에 먼지가 묻고 거친 땅 

때문에 발이 종종 상하게 된다고 짜증을 내었다고 합니다. 

늘 이렇게 길에 불만이 많다가 급기야는 “나라 전역을 쇠가죽으로 깔아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합니다. 

이 소문이 삽시간에 전국으로 퍼지자 사람들은 배꼽을 잡고 웃었다고 합니다. 어느 지혜로운 사람이 왕을 찾아가 이렇게 충고했다고 합니다.

“쇠가죽으로 온 땅을 덮는다니요. 그것은 가당치도 않은 생각입니다. 온 세상 소를 다 잡아도 그렇게는 못합니다. 그럴 것 없이 폐하의 두 발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정도의 쇠가죽 두 조각만 있으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 가죽으로 폐하의 발을 잘 싸면 다시는 상처도 나지 않을 것이고 먼지도 묻지 않을 것 아니겠습니까?”

왕은 무릎을 치며 좋아했습니다. “그것 참 좋은 생각이구나”

이것이 구두의 유래라고 합니다. 믿거나 말거나 말입니다.

지금 우리는 2024년이라는 새로운 길에 서 있습니다. 

여러분은 새해에 길이 좋아지기를 바라십니까? 

그런데 길이 좋아지길 바랄 것이 아니라 내 발걸음이 좋아져야 되겠습니다. 

길이 새롭게 되기를 바랄 것이 아니라 내 발과 내 발걸음이 새로워져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세상이 달라질 것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가는 길은 멀고 오는 길은 가깝습니다.

같은 거리인데도 그렇습니다. 내가 모르는 길을 가기 때문인 것입니다. 

낯선 길, 익숙하지 않은 길, 모르는 길을 갈 때에는 그 길이 아주 멀게 느껴집니다. 

또 불확실한 길을 가게 되면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왜? 내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지가 분명치 않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가벼운 발걸음이 있습니다. 내가 아는 길을 가는 걸음입니다. 

내가 지금 어디로 가는지 그 final destination, 종착지가 분명합니다. 

확실한 목표를 정했고, 또 내 자유의지로 스스로 결정하고 선택하고 가는 

길일 때에는 가볍습니다. 그리고 내가 가는 길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면, 

그 발걸음은 신바람이 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2024년 두 번째 주일입니다. 

새해가 되면 이 한 해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이런 생각 저런 궁리 다 해 보지만 맴돌다가 결국은 현실로 돌아옵니다.

인간은 역시 당면한 현재에 살고 있습니다. 과거는 지나갔고 미래는 기다려야 합니다. 실재하는 것은 순간순간 지나가 버리는 ‘현재’일 뿐입니다. 

시간이라는 것도 현재라는 한 순간, 한 순간을 이어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한 끼의 식사를 앞에 놓고 감사하며 즐길 줄 아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입니다. 어제를 생각하며 괴로워하거나 내일을 지레 걱정하는 사람은 참으로 불행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마태복음 6:34를 통하여 우리들에게 삶의 소중한 지혜를 하나 가르쳐 주십니다.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로 족하니라”

하루에 한 가지씩 해결하라,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에 족하니라.

사람의 일생이라는 것, 별 것 아닙니다. 

당장의 한 시간, 한 시간이 이어진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녹이 쇠를 갉듯이 염려가 우리의 마음을 갉아먹습니다. 

거듭 강조합니다.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로 족합니다.

고로 한 날의 괴로움을 극소화합시다. 그리하여 현실, 오늘이라고 하는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귀하게 여겨 최선을 다하여야 할 것입니다. 

지금 가정을 꾸려 나가시는 분들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시기 바랍니다.  

아내는 아내 노릇을 잘 해야 하고 남편은 남편 구실을 제대로 하여야 합니다. 나 아닌 누구를 탓할 것 없습니다. 

현시점에서 내가 해야 할 일, 그것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미래를 하나님께 맡겨 버리는 것이 신앙생활입니다. 

신앙생활은 사실은 간단한데 미래까지 내가 책임지려고 하니 뭔가 복잡하고 무거운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고백합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과거, 현재, 미래 할 것 없이 모든 죄 짐을 다 십자가에 못 박았습니다. 

미래에 대해서도 하나님의 그 크신 사랑과 그 넓은 은혜가 하나님의 자녀인 나를 인도하실 것이고 책임져 주실 것입니다. 오늘 한 날, 한 순간, 이것만이 내가 신실하게 감당해나가야 할 몫입니다. 이것으로 족합니다.

그러나 방향을 분명히 하여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길로 갈 것이요,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빌립보서 3:12 “오직 내가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 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달려가노라” 여러분, 저와 여러분은 그리스도께 잡혔습니다. 

잡혔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 길에서 떠나면 방황하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기까지는 숱한 고생을 하여야 합니다. 

내 마음대로 생을 살아서는 안됩니다. 하나님께서 절대로 방치해 두지 않으십니다. 이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세상에서 방황할 때.

요한복음 21장을 보면 베드로를 향하여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과거를 묻지도 않으셨고, 미래에 대한 맹세를 촉구하시지도 않습니다. 다만 현재를 물으실 뿐입니다. 

“아가스파 메” 지금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내 양을 먹이라. 그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의 과거를 묻지 않으셨을 뿐더러 미래에 대한 맹세를 요구하시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지금 나를 사랑하느냐? 내 양을 먹이라“ 하셨을 뿐입니다. 이 말씀의 깊은 뜻은 믿음의 사람이 되라는데 있습니다. 

너는 내 양만 먹이면 모든 것은 내가 다 책임진다는 믿음이 있어야.

이러한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마태복음 6장 32절을 보면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 하나님께서는 다 아십니다. 

우리가 구하기 전에 이미 다 알고 계십니다. 

자녀를 키우면서 부모는 아이가 무엇을 먹어야 할지, 무엇을 입어야 할지, 무엇이 필요한지를 헤아립니다. 부모가 모든 것을 잘 알고 보살피기 때문에 자녀는 부모를 따르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도 이와 같으십니다. 내 형편, 내 처지, 내 운명, 내 앞일도 하나님이 다 아십니다. 나는 오로지 인도하심을 따르기만 하면 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다 아십니다. 

겨울이 되면 추울 것도 아시고 여름이 되면 더울 것도 아십니다. 

내 과거도 그가 아시고 내 미래도 그가 아십니다. 

그가 내게 대하여 베푸시는 역사에는 반드시 뜻이 있고 경륜이 있어서 나를 인도하십니다. 나는 다만 믿고 따라갈 뿐입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주변 일에 몰두하다가 핵심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시한 것들을 걱정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여야 합니다.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이루라는 것이 아닙니다. 

왜? 우리 손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순간순간을 겸손하게 순종해 나갈 것입니다. 그리하면 우리의 발걸음이 요단강을 건너가 그 아름다운 

영광을 보게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새하늘 교회 교우 여러분!

여러분은 어떤 것이 복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보기에는 그만하면 충분히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만하면 항상 웃고 살아도 되겠는데 인상 찌푸리며 사는 사람이 많습니다.

왜 이럴까? 축복관이 잘못되어 있었습니다. 

행복관이 잘못되어 있었습니다. 가치관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축복관이나 행복관 자체부터 중생을 시켜야 되겠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복음화되지 않는 한 평생토록 얼굴을 펴고 살 수 없을 것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가만히 보면 예수를 믿고 교회생활을 오랫동안 하면서도 아직도 축복관은 예나 다름이 없는 분들이 계십니다. 

믿기 전의 그 옛사람과 똑같다는 말입니다. 

그 가치관은 도저히 예수 믿는 사람의 그것이 아닌 것입니다. 

그 사람의 행복관은 아예 예수 믿는 것과는 무관합니다.

그런 상태로 살아가는 사람을 바라보면 안타깝기 이를 데 없습니다. 

우리는 이제 복음의 개념, 유앙겔리온을 다시 생각해야 되겠습니다.

여러분, 이 성경을 읽을 때 여러분에게는 과연 그 음성이 들려옵니까? 

복음의 첫 페이지가 무엇입니까? 임마누엘,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복음입니다. 이 소식이 과연 여러분의 마음을 기쁘게 하고, 여러분을 행복하게 해준 일이 있으십니까? 있어야 기독교인입니다.

깊이 생각해야 됩니다. 이것은 소유의 문제가 아니라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인격의 문제가 아니라 존재의 문제, 관계의 문제입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문제는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입니다. 

내가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존재의 문제입니다.

니그렌이라고 하는 신학자가 쓴 ‘아가페와 에로스’라는 책이 있습니다. 

그 책에 의하면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에 대해서 대부분의 철학과 종교가 

사람이 하나님께로 나아간다고 합니다.  

모든 노력, 정결과 수도와 선행과 극기와 고행 등의 방법을 통해서 인간이 하나님께로 가고자 애를 쓰는 모습을 가리켜 그는 에로스라고 했습니다.  

그에 비하여 하나님이 인간을 만나러 인간에게로 오시고 우리는 마음 문을 열어 그를 영접하는 그런 자세를 가리켜 아가페라고 하였습니다.

여러분, 오늘도 여러분이 복받기 위하여, 천당하기 위하여, 구원 얻기 위하여 내가 좀 더 선하게 의롭게 깨끗하게 살자, 이런 생각입니까?

신학적인 용어로 바꾼다면 이런 태도가 이른바 율법주의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율법주의적 신앙을 가지고는 평생을 믿어도 맑은 웃음 한번 웃을 수 없습니다. 그 마음에 진정한 은혜를 한번도 제대로 채울 수 없습니다. 

은혜란 그런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찾아오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스스로 죄인인 사람이 되셔서 우리와 함께 하는 것이 은혜인 것입니다. 여기에 아가페가 있고, 여기에 참사랑의 본질이 있는 것입니다.

신학적 용어로는 ‘인카네이션(Incarnation)’이라고 합니다.

요한복음 1:14 “말씀이 육신이 되어” ‘호 로고스 사르크스 에게네토’

창조자이고, 구원자이신 하나님께서 우리와 인격적 관계를 맺으려고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임마누엘’의 복음입니다. ’

그런데 요한복음 1장 11절을 보면 “자기 땅에 오매 자기 백성이 영접하지 아니하였으나” 문제는 여기서 비롯됩니다.

오늘의 본문 중에 메시야를 가리키는 이름이 둘 나오는데 그 첫 번째가 ‘예수’입니다. 그 뜻은 ‘자기 백성을 자기 죄에서 구원할 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높은 하늘에서, 보좌에 가만히 앉아 사람들이 하나님께로 올라오기를 팔짱끼고 기다리시는, 그런 하나님이 아니십니다. 

성경이 말씀하시는 하나님은 찾아오시는 하나님, 구원하시는 하나님, 치료하시는 하나님, 말씀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우리의 죄를 꾸짖거나 잘못했다고 책망이나 하시는 그런 하나님이 아니십니다. 찾아오시는 하나님, 구해주셔서 우리와 함께 하는 하나님이십니다.

오셨습니다. 엄청난 희생입니다. 빌립보서 2장 7절을 보면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져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라고 합니다.

‘자기를 비워’ 사도 바울의 유명한 기독론입니다. 

‘에케노센’ 공이요, empty입니다. 영원하신 분이 시간적 한계 안에서 작아지고, 그리고 죄 없으신 분이 우리와 같은 죄인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으로서의 본래적 존재와 능력, 그리고 그 모든 권세를 버렸습니다. 

그리고 이 낮고 낮은 땅 위에 오셔서 사람이 되셨습니다. 

여러분, 참사랑이 무엇입니까? 돈 몇 푼 줬다고 사랑이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의를 포기하고 그와 같이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 의를 포기하시고 죄인과 함께 하십니다. 임마누엘입니다. 

이것이 참복음인 것입니다. 아가페의 의미가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가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막달라 마리아와 같은 천한 여자까지도 사랑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부활하신 다음에 막달라 마리아를 맨 처음으로 만나주시는 엄청난 사랑으로 말미암아, 쓸데없이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지금까지도 막달라 마리아와와의 관계가 수상하다면서 여러 소설들을 쓰고 있습니다.

여러분, 죄인을 사랑하는 것이 이런 것입니다. 명예, 의, 다 버릴 때에만 가능합니다. 아가페, 말없이 임마누엘하셨습니다. 

여기에 하나님의 엄청난 고민이 있고, 어려움이 있고, 희생이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는데 희생할 수 없다고 한다면 부질없는 감상에 불과합니다. 

문제는 이 희생적 사건 안에 있는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을 읽을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나를 사랑하시는 것이 어떠한 것인가를 깨달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새하늘 교회 교우 여러분!

십자가의 사건을 마음으로부터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것은 옛날 이야기가 아닙니다. 

골고다 언덕에서 우리의 죄를 위하여 십자가를 지신 주님께서 오늘도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 너는 내 아들이요 내 딸이다. 

이 구체적인 사랑을 깨닫게 될 때에, 우리의 마음 문을 활짝 열고 그를 영접하게 될 때에, 나는 비로소 하나님의 자녀로 새롭게 거듭나는 것입니다.

자녀로 거듭나고 자녀된 것을 확실히 깨닫고 보니 이제 내 앞에 어떠한 일이 있어도 상관없습니다. 라고 고백하게 됩니다. 

이런 고백으로 임마누엘의 복음을 가지고 그 분의 손목을 꼭 잡고 

이 힘들고 거친 세상을 이겨 나가시는 

저와 여러분들 되시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