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를 기억하라(광복절), 신명기 8:11-20, 584장.
사도행전 14-20장
이번 주 목요일은 일흔 아홉 번째 맞이하는 광복절입니다.
‘광복’(光復)의 뜻은 “빛을 되찾다”입니다.
어둠 속에 갇혀 있다가 다시 빛을 본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광복절은 우리 민족이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서 벗어난 것을 기념하고,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경축하는 날입니다.
해마다 광복절이 되면 당연히 일본의 철저한 사죄가 있어야 하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의 자세입니다.
일본을 비난하고 사죄를 요구하는 것과 별도로, 왜 우리나라가 일제에 강제병합을 당했느냐 이겁니다. 그 당시 지도자들은 부패했고 민중들은 무지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광복절을 맞이할 때마다 우리 모두가 특별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라의 안위는 개인의 행복과 직결됩니다.
기념식을 한다며 만세삼창이나 하고 끝낼 일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오늘 이 시간에는 이스라엘 민족에게 주셨던 말씀을 살펴보면서
우리 자신에게 적용해 보고자 합니다.
오늘의 본문 신명기는 모세가 광야 40년을 마치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신 말씀입니다. ‘신명기’라는 타이틀은 ‘두 번째 말씀’(Second Law)이란 뜻입니다. 출애굽 후 40년 동안 광야를 통과하면서 모세가 많은 말씀을 전했지만, 다시 한 번 중요한 말씀을 강조해서 증거한 책입니다.
모세 자신은 가나안 땅에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에 백성들을 가나안 땅에 들여보내면서 얼마나 못 미더웠겠습니까?
안타까운 심정으로 당부하고 또 당부한 말씀이 신명기입니다.
이스라엘은 애굽에서 400여 년 동안 종살이를 했습니다. 그리고 모세의 인도로 해방됩니다. 그것이 바로 유월절(출애굽기 12장)입니다.
그러니까 유월절은 이스라엘의 해방기념일로 우리나라의 광복절에 해당됩니다. 그리고 그들은 광야에서 40년을 보냈습니다.
이제 가나안 땅에 들어가 새로운 나라를 세우게 될 것인데 오늘 본문은
그 때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말씀해 주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말하면,
18절 “네 하나님 여호와를 기억하라!” 이겁니다.
하나님을 기억하는 것이 이스라엘이 살 길이라는 말씀입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시편 33:12 “여호와를 자기 하나님으로 삼은 나라 곧 하나님의 기업으로 선택된 백성은 복이 있도다”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을 기억하라고 말씀하는데, 이것은 곧 지금까지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라는 겁니다. 그 은혜를 기억하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축복이 계속 이어지는 선순환의 역사가 나타납니다.
그런데 기억하고 감사하는 자들에게는 당연히 다음과 같은 자세가 나타나게 됩니다.
첫째가 겸손해져야 합니다. 사람이 어려울 때는 겸손합니다.
그런데 좀 살만해지면 교만해지기 쉽습니다.
혹시라도 하나님의 은혜를 잊어버리고 교만해지면 안 되겠기에 모세는 분명히 경고합니다. 13-14절 “네 소유가 다 풍부하게 될 때에 네 마음이 교만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잊어버릴까 염려하노라”
모세는 심지어 그들이 할 말을 미리 예상하고 이렇게 경고합니다.
17절 “네가 마음에 이르기를 내 능력과 내 손의 힘으로 내가 이 재물을 얻었다 말할 것이라”
여기 보면, 대명사 ‘나’(I)가 반복됩니다. 인간의 착각 가운데 가장 큰 착각이 바로 이겁니다. 자기 힘으로 모든 게 되는 줄 압니다.
모든 소유를 자기 힘과 재주로 얻은 것으로 착각합니다.
모세는 18절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합니다.
“네 하나님 여호와를 기억하라 그가 네게 재물 얻을 능력을 주셨음이라”
혹시 인간이 힘쓰고 노력해서 무엇을 얻었다고 해도, 그 능력을 누가 주었느냐 이겁니다. 하나님이 주신 겁니다.
태어날 때 양손에 금과 은을 쥐고 나온 사람이 있습니까?
집문서 땅 문서 쥐고 나온 사람이 있습니까? 누구나 다 빈손으로 적신으로 나왔습니다. 지금 갖고 있는 것은 모두 그 후에 하나님이 주신 겁니다.
혹시 조상에게 유산을 물려받았다고 해도 그것 역시 따지고 보면 하나님이 주신 겁니다.
인간이 하는 일 중에 노력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게 아마 농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농부가 씨 뿌리고 밭 갈고 아무리 노력을 해도 햇빛과 비가 적당히 내려야 되고 바람이 불어야 합니다. 우리 인간의 노력과는 무관한 것들입니다. 하나님이 해 주시는 게 거의 대부분이라는 겁니다.
취직 누가 시켜줘요? 내가 해요? 그러면 취직 못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실력이 있다고 취직이 쉽게 되는 것도 아닙니다. 모든 게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이뤄지는 겁니다. 출근해서 일하는 것도 하나님께서 건강 주시고
모든 여건을 허락해 주셔야 가능한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따져 보면 정말 모든 게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 앞에 겸손할 수밖에 없습니다.
고린도전서 4:7 “네게 있는 것 중에 받지 아니한 것이 무엇이뇨,
네가 받았은즉 어찌하여 받지 아니한 것 같이 자랑하느냐”
우리는 항상 제로베이스(zero base)에서부터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언제부터 이렇게 잘 살게 되었습니까?
사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난한 피원조국 중의 하나였습니다.
제가 어렸을 적 생각을 해 보면 정말 우리나라가 가난했습니다.
국민학교에 들어가니까 한 학급이 90명이 넘었습니다. ‘미동국민학교’라는 학교는 전세계에서 학생이 제일 많은 학교라고 자랑했습니다.
그 당시 미국에서 원조한 포대자루에 한국과 미국이 악수하는 그림이 그려진 밀가루로 수제비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구제품 옷도 많았습니다.
구제품 옷은 미국 사람들이 입던 중고 옷들.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음식 찌꺼기를 끓인 꿀꿀이죽도 있었습니다.
이런 기억들을 하나하나 해 보면,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나라가 얼마나 풍요로워졌는지 놀라울 정도입니다. 불과 오 육십년 전 일입니다.
그 힘들고 어렵던 대한민국에 제일 먼저 서광이 비친 건 저는 1976년.
우리 나라 최초의 금메달은 1976년 몬트리얼 올림픽에서였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금메달이 레슬링의 양정모 선수를 통해 주어졌습니다.
저희 식구는 온 가족이 모두 강원도 설악산에 피서를 갔는데 텔레비전 나오는 곳을 찾아가서 흑백 텔레비전 앞에서 박수 치고 흥분하고 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물론 손기정 선수가 1936년 일장기를 달고 베를린 올림픽에서 마라톤 금메달을 딴 것이 있지만 태극기를 달고 금메달을 딴 것은 양정모가 처음이었습니다. 1976년까지 우리들의 소원은 금메달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금메달을 딸 수 있었겠습니까?
오늘은 금메달을 못 땄지만 내일은 금메달을 딸 수 있다는 소망을 안고
연습을 하던 자랑스러운 선수들 덕분이었습니다.
오늘 여러분에게 내일이 있으십니까? 여러분에게 미래가 있으십니까?
이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저는 우리 교회에 오신 모든 분들이 ‘새하늘 교회에 가니 소망이 있더라’라는 고백을 하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인간은 아무리 환경이 힘들고 어려워도 그 속에서 소망을 발견할 수 있다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 시대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단어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소망일 것입니다.
일제 시대에 독립에 대한 소망을 잃지 않던 분들에 의해서 독립.
우리는 이 모든 게 하나님의 은혜라는 사실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교만해지는 순간 추락할 수 있음도 명심해야 합니다.
우리도 내가 이만큼 사는 게 다 하나님을 붙잡고 있기에 가능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를 늘 기억하며 살아갈 때 그 은혜가 계속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고 감사하는 사람에데 나타나는 두 번째 자세는
순종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면 당연히 순종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 광야 생활을 허락하신 이유가 순종의 훈련을 시키기 위함이었습니다. 신명기 8:3 “너를 낮추시며 너를 주리게 하시며
또 너도 알지 못하며 네 조상들도 알지 못하던 만나를 네게 먹이신 것은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여호와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사는 줄을 네게 알게 하려 하심이니라”
출애굽기 16장을 보면 만나를 내려주신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매일 아침 하늘에서 만나를 내려줍니다.
그리고는 매일 식구 수대로 적당한 분량만 거둬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머리를 굴리다 낭패를 본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욕심을 내서 많이 가져온 사람들은 남은 게 모두 썩어서 곤욕을 치렀습니다. 또 안식일에는 예배에 집중하기 위해 만나를 거두러 가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 대신 이틀 분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이때도 혹시 썩을지 모른다고 지레 짐작하고 안식일 아침 일찍 나갔다가 허탕을 칩니다. 이런 과정을 여러 번 거치면서 백성들이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는 게 축복임을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순종하고 따라가면 계속 승리합니다.
불순종하면 인생이 꼬입니다. 이게 인생의 공식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헌신입니다.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면 또한 사명에 헌신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구약 시대에 만민 중에 이스라엘을 선택하신 목적이 있습니다. 시내산 언약을 체결할 때 분명히 말씀해 주셨습니다.
출애굽기 19:5-6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모든 민족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으로 모범을 보이며 이방 여러 민족을 하나님께 인도하는 사명이 있다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합니다.
우리도 IMF 외환위기 등을 통해 뼈아픈 교훈을 얻은 바 있습니다.
누구라도 언제라도 망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조금 잘 살게 됐다고 우리 자신만 호의호식하면 곤란합니다.
하나님이 축복하실 때는 반드시 이유가 있습니다.
축복과 사명은 동전의 앞뒤와 같이 항상 짝을 이루는 겁니다.
우리가 이 사명을 계속 감당하면 하나님께서 귀히 보시고 계속 축복해 주실 줄로 믿습니다. 이게 바로 ‘은혜 위에 은혜’의 역사요, ‘축복의 선순환’의 역사입니다. 악순환이 아니라 축복에서 축복으로 이어지는 축복의 선순환입니다.
사랑하는 새하늘 교회 교우 여러분!
하나님의 축복을 계속 받을 자가 누구입니까? 이미 받고 있는 자입니까?
과거에 받았다고 미래에도 여전히 받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입니다. 미래에 계속 하나님의 축복을 받을 자는 이미 받은 것을 감사하며 겸손하게 순종하여 하나님이 맡겨 주신 사명을 다하는 사람입니다.
어제의 선진국이 미래의 후진국이 될 수 있습니다. 애굽, 바벨론, 페르시아, 그리스, 로마가 망하리라는 것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하나님이 놓으시면 망하는 겁니다. 하나님이 주신 축복에 대한 사명을 다하는 나라와 민족에게만 미래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 모두 하나님이 주신 은혜에 깊이 감사하며 삽시다.
그리고 이 나라 이 민족이 이제 교만과 부패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민족 복음화와 세계 복음화의 사명을 감당하는 제사장 나라가 되도록 기도합시다.
예루살렘 유대인학살기념관 전시실에 이런 글귀가 붙어 있습니다.
“망각은 파멸로 이끌지만, 기억은 구원의 비결이다”
과거의 뼈아픈 역사를 기억하면 흥하고, 망각하면 망한다는 겁니다.
사랑하는 새하늘 교회 교우 여러분!
오늘 우리도 광복 79주년을 보내면서 냉정한 반성과 다짐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먼저 개인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삽시다.
그리고 이 나라 이 민족이 하나님 앞에 겸손한 민족,
하나님께서 우리들 각자에게 맡겨 주신 영혼들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복음을 전하는 저와 여러분들 되시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